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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반월상연골판 뿌리파열: 수술하지 않으면 어떻게 될까?

    어느 날 갑자기 아픈데 X-ray는 괜찮다고 합니다

    50대 전후 이후 환자분이 “그전까지는 괜찮았는데 어느 날부터 갑자기 너무 아프다”고 오시는 경우가 있습니다. 횡단보도에서 조금 뛰려다가, 버스나 지하철에서 내리다가, 차에서 내리다가 무릎 안쪽이나 뒤쪽이 갑자기 아파지는 식입니다. 때로는 ‘뚝’ 하는 느낌을 분명히 기억하기도 합니다. 그런데 X-ray에서는 관절염이 심하지 않다고 들었다면, 제가 꼭 확인하는 것 중 하나가 내측 반월상연골판 후방 뿌리파열입니다.

    연골판의 ‘뿌리’가 왜 중요할까요?

    저는 환자분께 나무에 비유해서 설명합니다. 나무가 땅속에 뿌리를 든든히 박고 있어야 흔들리지 않듯이, 반월상연골판도 뼈에 단단히 붙어 있어야 체중을 받아내고 분산할 수 있습니다. 이 부착부가 끊어지면 연골판이 체중을 받을 때 바깥으로 밀려나고, 체중을 분산하는 기능이 크게 떨어집니다. 결국 좁은 면적에 힘이 집중되면서 관절연골이 더 빨리 손상될 수 있습니다.

    큰 사고가 없어도 생길 수 있습니다

    이 파열은 교통사고처럼 큰 외상으로만 생기는 병이 아닙니다. 중년 이후에는 오랜 기간의 미세손상과 퇴행성 변화로 연골판 조직이 약해져 있다가, 평소라면 아무렇지 않았을 작은 동작이 마지막 계기가 되는 경우가 많습니다.

    X-ray와 MRI는 역할이 다릅니다

    X-ray는 먼저 찍어야 합니다. 골절 여부뿐 아니라 기존 관절염이 어느 정도인지, 관절 간격은 어떤지, 다리가 휘어 있는지를 확인하기 위해서입니다. 하지만 X-ray만으로 뿌리파열을 확진할 수는 없습니다. 뿌리파열 자체는 MRI로 확인해야 합니다. MRI에서는 파열뿐 아니라 연골판이 바깥으로 밀려난 정도, 연골 상태, 뼛속 부종이나 subchondral insufficiency fracture(SIFK) 같은 변화도 같이 봅니다.

    수술하지 않아도 통증이 좋아질 수 있습니다. 그런데 여기서 끝이 아닙니다

    실제로 수술을 하지 않고 약물치료, 물리치료, 활동 조절, 경우에 따라 주사치료를 하면서 2~3개월 지나면 급성 통증이 상당히 가라앉는 분들이 있습니다. 문제는 ‘덜 아프다’와 ‘연골판 뿌리가 다시 정상 기능을 한다’는 것이 같은 뜻이 아니라는 점입니다. Mayo Clinic의 퇴행성 뿌리파열 비수술 장기 추적에서는 최소 10년 시점에 생존 환자 39명 중 37명, 즉 95%가 연구에서 정의한 실패 기준에 해당했습니다. 이 숫자를 ‘95%가 모두 인공관절을 했다’고 이해하면 안 됩니다. 다만 장기적으로 관절염과 임상적 악화 위험이 상당하다는 점은 보여줍니다.

    그렇다면 누구를 수술할까요?

    제가 외래에서 수술 여부를 가장 많이 고민하는 질환 중 하나가 바로 뿌리파열입니다. MRI에 파열이 있다고 모두 수술하는 것도 아니고, 나이가 많다고 모두 포기하는 것도 아닙니다. 관절염이 얼마나 진행됐는지, 다리 정렬이 어떤지, 연골판 조직이 실제로 봉합을 견딜 만한지, SIFK가 있는지, 환자의 활동도와 직업은 어떤지, 수술 후 목발과 재활을 감당할 수 있는지를 함께 봅니다.

    나이가 많으면 봉합술을 하면 안 될까요?

    나이는 중요한 요소지만 단독 기준은 아닙니다. 최근 연구에서는 잘 선택된 60세 이상 환자에서도 뿌리봉합술 후 기능이 의미 있게 좋아졌고 젊은 환자와 비교해 결과가 반드시 나쁘지는 않았습니다. 70대는 근거가 상대적으로 적어 더 신중해야 하지만, 관절염이 거의 없고 보존할 가치가 큰 무릎이라면 봉합술을 고민할 수 있습니다. 다만 ‘수술하면 반드시 붙는다’고 설명해서는 안 됩니다.

    O자 다리라면 수술 방법도 달라질 수 있습니다

    내반 변형, 즉 O자 다리가 의미 있게 있으면 내측 관절에 체중이 계속 집중됩니다. 이런 경우에는 뿌리만 봉합하는 것으로 충분하지 않을 수 있어 HTO를 고려합니다. HTO에 뿌리봉합술을 같이 하는 추가 이득은 최근 연구에서도 완전히 정리되지 않았기 때문에 정렬, 관절염 정도, 조직 상태를 보고 개별적으로 판단해야 합니다.

    이미 관절염이 많이 진행됐다면

    관절연골 손상이 상당히 진행됐거나 SIFK가 심하고 관절면이 무너진 경우에는 뿌리를 억지로 살리는 수술보다 인공관절이 더 예측 가능한 선택이 될 수 있습니다. 병변이 내측 구획에 국한되고 다른 조건이 맞으면 UKA를, 관절염이 여러 구획에 진행했다면 TKA를 고려합니다.

    제가 환자와 같이 결정하는 순서

    결국 저는 먼저 ‘이 무릎을 관절 보존 수술로 살릴 수 있는 단계인가’를 봅니다. 가능하다면 정렬과 조직 상태를 보고 root repair 또는 HTO를 포함한 관절 보존 치료를 생각합니다. 이미 그 단계를 지나갔다면 UKA나 TKA를 생각합니다. 그리고 그 중간에는 비수술 치료를 선택하는 환자도 있습니다. 중요한 것은 MRI 한 장만 보고 결정하지 않는 것입니다.

    치료 결정을 한눈에 보면

    1. MRI로 root tear와 cartilage/SIFK를 확인합니다.
    2. X-ray와 standing alignment로 관절염과 정렬을 봅니다.
    3. 관절 보존이 가능한 단계인지 먼저 판단합니다.
    4. 보존 가능 + 정렬/조직 양호 → root repair를 우선 검토합니다.
    5. 의미 있는 varus → HTO ± root repair를 검토합니다.
    6. 진행된 isolated medial compartment disease → UKA, 다구획 advanced OA → TKA를 검토합니다.
    7. 나이, 활동도, 직업, 재활 가능성과 환자 선호를 함께 반영합니다.

    마지막으로

    반월상연골판 뿌리파열은 ‘무조건 수술해야 하는 병’도 아니고, ‘통증이 좀 좋아졌으니 잊어도 되는 병’도 아닙니다. 제가 가장 중요하게 보는 것은 현재 통증 하나가 아니라 이 무릎을 앞으로 얼마나 보존할 수 있는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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