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월상연골판 뿌리파열의 자연경과와 치료 선택

반월상연골판 뿌리파열을 진단받으면 환자들이 가장 많이 묻는 질문이 있습니다. “수술을 꼭 해야 하나요? 그냥 지켜보면 안 되나요?”

이 질문에 한 문장으로 답하기는 어렵습니다. 실제로 뿌리파열이 있어도 통증이 가라앉고 꽤 오랫동안 지내는 분들이 있습니다. 반대로 처음에는 비슷해 보였는데 몇 달, 몇 년 사이 관절염이 빠르게 진행하는 분도 있습니다. 문제는 처음 진단했을 때 누가 어느 쪽으로 갈지 완벽하게 골라내기 어렵다는 점입니다.

그래서 저는 ‘지금 얼마나 아픈가’만 보지 않습니다. 이 환자가 앞으로 잃을 것이 얼마나 많은지를 같이 봅니다.

50대처럼 비교적 젊고, 기존 관절염이 심하지 않은 무릎이라면 아직 자기 무릎으로 살아갈 시간이 많이 남아 있습니다. 이런 경우에는 뿌리봉합술로 연골판 기능을 되살릴 기회를 적극적으로 고려합니다. 수술한다고 100% 성공하는 것은 아닙니다. 재파열이나 불완전한 치유도 생길 수 있습니다. 그 가능성까지 수술 전에 설명합니다. 그래도 관절염이 심하지 않은 젊은 환자라면 관절을 보존할 수 있는 기회를 처음부터 포기하기에는 아쉬운 경우가 많습니다.

반대로 60대 후반 이후이고 이미 관절염이 상당히 진행되어 있다면 판단이 달라질 수 있습니다. 당장 큰 수술을 하기보다 약, 주사, 활동 조절로 지내면서 경과를 보고, 결국 관절염이 더 진행하면 그때 인공관절수술로 넘어가는 전략도 현실적입니다. 나이 하나로 결정하는 것은 아닙니다. 60대 후반이라도 관절염이 거의 없고 활동성이 높다면 뿌리봉합술을 적극적으로 생각할 수 있습니다.

현실적인 문제도 중요합니다. 뿌리봉합술 후에는 일정 기간 체중부하와 활동을 제한해야 합니다. 일을 몇 달씩 쉴 수 없는 분도 있습니다. 그런 분에게 “MRI가 이러니 무조건 수술해야 합니다”라고 말하는 것은 현실적인 진료가 아닙니다. 당장 수술이 어렵다면 우선 통증을 조절하면서 2~3개월 정도 경과를 볼 수 있습니다. 그 사이 통증이 상당히 가라앉아 생활이 가능해지는 분도 있습니다. 반대로 시간이 지나도 걷고 일하는 것이 계속 힘들다면 수술을 다시 진지하게 고려해야 합니다.

장기 연구를 보면 조심해야 할 이유도 분명합니다. 퇴행성 내측 반월상연골판 후방 뿌리파열을 비수술로 치료한 한 장기 추적 연구에서는 평균 14년 뒤 절반 이상이 인공관절수술까지 진행했습니다. 다만 이것을 “당신도 50% 이상 인공관절을 하게 된다”는 뜻으로 받아들이면 안 됩니다. 연구 대상과 개인의 관절염 정도, 정렬, 체중, 활동도는 모두 다르기 때문입니다.

예전에는 찢어진 연골판 일부를 잘라내는 부분절제술도 많이 했습니다. 하지만 뿌리파열에서 연골판을 잘라내는 것은 이미 망가진 ‘뿌리 기능’을 복구하지 못합니다. 최근 연구에서는 부분절제술이 관절염 진행을 막는 데 큰 도움이 되지 않았고, 적절히 선택된 환자에서는 뿌리봉합술이 부분절제술보다 장기적인 관절 보존 결과가 더 좋았습니다.

결국 이 질환에서 중요한 것은 정답 하나를 외우는 것이 아닙니다. 환자와 보호자가 질환의 자연경과와 각 치료의 한계를 충분히 이해하고, 나이, 관절염, 다리 정렬, 활동도, 직업과 재활 여건까지 함께 놓고 선택해야 합니다.

그리고 처음 선택이 예상과 다른 결과를 보였다고 해서 끝은 아닙니다. 그때의 무릎 상태를 다시 평가하고, 그 상황에 맞는 두 번째 선택을 하면 됩니다. 저는 반월상연골판 뿌리파열을 치료할 때 이 ‘과정을 함께 결정하는 것’이 수술 방법만큼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Reference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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